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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우석대학교 공동기획] ‘수소산업진흥원’ 왜 필요한가?

전북 수소산업은 여러 기관에 업무가 분산돼 있어 기업이 기술개발부터 시장 진입까지 지원받기 어려운 상황이며, 이러한 기능을 통합하고 조정할 전담 ‘수소산업진흥원’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설립될 경우 인증·검증, 국산화 지원, 정보 제공 등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을 한 창구에서 제공해 중복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전주기적인 성장 지원과 국제 협력까지 담당할 수 있다. 설문 조사에서도 56 %가 진흥원 설립을 지지했으며, 전문가들은 기존 기관과 중복되지 않도록 명확한 권한과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한 전담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Mo Jeong
Mo Jeong Aug 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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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산업 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에서도 수소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전담 진흥기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연구개발과 실증을 담당하는 기관은 다수 존재하지만 기술개발 이후 인증과 사업화, 판로개척, 수출로 이어지는 기업 지원 체계는 여전히 분절돼 있기 때문이다.

9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수소산업 지원 기능은 진흥과 연구개발, 유통, 안전, 인증 등으로 나뉘어 여러 기관에 분산돼 있다. 한국수소연합은 민간 협의체 운영과 산업 활성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기술개발사업 기획과 예산 관리,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관리원은 유통 인프라와 품질관리,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안전검사와 인증기준 마련을 담당한다. 에너지기술연구원과 과학기술연구원은 기술개발과 실증을,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청정수소 인증을 맡고 있다는 등 여러 기관에 관련 업무가 분산돼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시작으로 수소법 제정, 수소기술 미래전략, 청정수소 인증제, 수소 소재·부품·장비 육성 전략 등을 추진했다. 이에 정책 범위도 수소 생산과 저장·운송, 활용, 안전, 인력양성, 국제협력으로 넓어졌다. 그러나 이를 산업 현장에서 일관되게 집행하고 기업의 성장 과정을 전담할 조직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기관마다 전문 기능은 갖추고 있지만 산업 전체를 바라보는 조정 기능은 약하다는 평가다.

민간협의체는 정책 집행 권한과 예산 연계가 부족하고, 연구개발지원기관은 기술개발 이후 산업 육성과 기업 지원의 연결에 한계가 있다. 유통기관에는 정책 기획과 조정 기능이 부족하며, 안전·인증기관도 산업 진흥이나 시장 진입까지 책임지는 구조는 아니다. 연구기관 역시 기술개발과 실증에 집중돼 정책과 사업화를 연결하는 기능이 제한적이다.

한 수소산업 관계자는 “기업이 하나의 수소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에 이어 실증과 성능평가 그리고 안전점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지원 창구가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상황으로, 기업은 성장 단계마다 다른 기관과 사업을 찾아야한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분절은 자금과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에 더 큰 부담이 된다.

기술을 개발하고도 실증과 평가, 인증, 사업화 지원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연구성과는 시장에서 사장될 수밖에 없다. 기관별로 데이터를 따로 관리할 경우 같은 절차와 투자가 반복될 가능성도 커진다.

정부의 과거 수소 분야 연구개발 투자 평가에서도 비슷한 한계가 확인됐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개별 연구 단위에서는 우수한 과학기술 성과를 창출했지만, 활용 분야와 생산·저장·안전 분야 사이의 기술성숙도 차이가 크고 연구성과의 사업화 실적은 미흡한 부분이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연구개발 예산을 늘리는 것만으로 산업이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고 평가한다. 수소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기존 지원체계를 다시 설계하고, 기업이 기술개발부터 시장 진입까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완주군이 수소산업 관련 기업과 기관 91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수소산업진흥원 설립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6.0%로 나타났다. 진흥원 설립이 수소에너지 전환과 관련 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긍정 응답은 64.8%였다.

기업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본 지원 기능은 수소 관련 인증·검증으로 36.4%를 차지했다. 이어 국산화 지원 21.5%, 정보 제공 16.0%, 기술평가 15.7% 순이었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큼 제품의 신뢰성을 입증하고 실제 시장에서 판매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수소산업진흥원을 만들어 분산된 기능을 통합해 조정하는 산업 지원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기존 기관의 연구·시험·유통·안전 전문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별 기능을 연결하고, 기업이 기술개발부터 시장 진입까지 필요한 지원을 하나의 창구에서 안내받도록 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진흥원에 요구되는 역할도 연구개발에만 머물지 않는다. 수소산업 정책과 제도 수립, 규제 개선, 산업 통계 구축, 연구개발 기획, 실증과 성능평가 연계, 전문인력 양성, 수소전문기업과 창업기업 육성, 제품 표준화와 인증, 판로 개척, 국제협력과 수출 지원 등을 전주기적으로 묶어야 한다.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 실증과 인증에서 멈추지 않고 사업화와 수출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단계별 지원사업을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 지원 방식도 공급자인 기관 중심에서 벗어나 수요자인 기업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관이 개별 사업을 만들고 기업이 조건에 맞춰 찾아오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기술 수준과 성장 단계, 시장 진입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진단한 뒤 적절한 기관과 사업을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 기관이 보유한 시험장비와 전문인력, 실증·인증 데이터를 공동으로 활용하면 기업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중복 투자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산업진흥원의 필요성은 수소가 가지고 있는 산업 다양성에서 야기된다. 수소산업은 자동차와 조선, 철강, 화학, 발전, 소재 등이 얽힌 융복합 산업이다. 한 분야만 성장해서는 생태계를 만들기 어려운 만큼 정책과 기술, 기업과 시장을 연결할 조정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진흥원이 기존 기관과 유사한 사업을 다시 만드는 방식으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관별 기능과 권한을 명확히 정리하고 중복 사업을 조정할 법적 권한과 안정적인 재원을 갖춰야 한다. 현재처럼 임시지정기관이나 민간단체 중심의 구조만으로는 장기 산업정책을 집행하고 기관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수소산업 한 관계자는 “수소기업과 연구기관, 산업기반이 모이고 있는 만큼 이제는 연구개발과 기반 구축을 넘어 기술사업화와 전문인력 양성, 수출 지원까지 아우를 국가 차원의 전담기관이 필요하다”며 “수소산업진흥원이 설립돼야 지역 기업들이 다른 지역이나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고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전북일보-우석대학교 공동기획 「전북 수소 산업 오늘과 내일」은 수소중심대학으로 선도적 입지를 다지고 있는 우석대학교의 후원으로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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