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맞춤형 외국인력 강제노동 논란 ‘날벼락’ - 헤럴드경제
조선업계에서 우즈베키스탄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외국인력 양성 사업을 진행했으나, 이직 제한과 벌금 부과 조항이 강제노동 논란을 일으켰다. HD현대중공업과 협력사,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참여한 이 사업은 현지 교육과 훈련을 통해 385명 중 366명을 울산 지역 조선업체에 배치했지만, 계약서에 포함된 월 2,000달러 벌금 조항이 인권 침해 우려로 비판받았다. 이에 성평등가족부와 고용노동부, 법무부, 울산시가 사실관계와 국제협약 적합성을 검토 중이다.
우즈벡, 근로관리 차원 ‘이직 벌금 부과’ 계약
시민단체 등, 독소조항 근로기준법 위반 제기
조선기업 “근로자-소속국 문제, 참으로 황당”
울산시와 HD현대중공업,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지난해 3월 18일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 인력양성 교육센터에서 조선업 맞춤형 인력양성을 위한 ‘울산 글로벌 인력양성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울산시 제공]
울산시와 HD현대중공업,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지난해 3월 18일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 인력양성 교육센터에서 조선업 맞춤형 인력양성을 위한 ‘울산 글로벌 인력양성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울산시 제공]
[헤럴드경제(울산)=박동순 기자] “그런 계약이 있는 줄도 몰랐지만, 우즈베키스탄 정부 차원에서 자국 국민의 한국 일자리 확보를 위해 만든 ‘이직 벌금’이 한국에서 ‘강제노동’ 시비가 되니 참으로 황당한 상황입니다.”
HD현대중공업의 265개 협력사 중 한 업체 대표는 ‘조선업 맞춤형 외국인력 양성 시범사업’으로 취업한 우즈베키스탄 근로자들이 자국 국무총리실 산하 대외노동청과 작성한 ‘대외노동청 한국주재사무소의 서면 동의 없이 근무지 변경 등 고용주가 요구하는 합법적 요구 미준수 때 매월 2000달러의 벌금 부과’ 각서에 따른 ‘강제노동’ 논란이 기업의 책무 등으로 번지고 있는 데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업체 대표는 “(잔업 등으로) 임금도 한국 근로자보다 더 많고, 숙식과 작업복 등을 무상으로 지원받으면서 자국 정부와의 벌금 문제를 한국 측 책임으로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와 울산시는 조선업 인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3월 ‘울산형 고용허가제’로 불리는 ‘조선업 맞춤형 외국인력 양성 시범사업’을 도입했다.
이 사업은 우주베키스탄 등 현지에서 조선업 맞춤형 훈련을 하고, 고용노동부가 고용허가제(E-9, 비전문취업 체류자격)를 통해 울산 지역 조선업체에 취업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울산시가 교육센터 구축에 필요한 교육기자재 지원, HD현대중공업이 교육과정 구성과 강사 파견,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교육시설 지원과 훈련생 모집을 각각 담당해 지난해 3월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 주(州)에 ‘울산 글로벌 인력양성센터’를 개소했다.
여기에서 ▷발판 ▷도장 ▷전기 ▷보온 ▷사상(연삭기 작업) 등 5개 분야 3개월 과정의 현지훈련이 이루어진다. 이 과정을 수료한 385명 중 366명이 8월 현재 울산 지역 조선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벌금 2000달러’ 각서 내용을 담은 ‘우즈베키스탄 시민의 대한민국 취업 지원 서비스에 관한 계약서’ 문제가 울산이주민센터,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독소 조항’이라는 논란으로 비화됐다.
이에 대해 성평등가족부는 지난 5일 ‘벌금 부과와 이직 제한은 인권 저해 요인이 있어 국제협약에 맞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고용노동부와 법무부, 울산시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고용노동부 외국인 인력담당 관계자는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자국 근로자의 이탈 방지 등 목적으로 취한 조치로 보인다”며 “우즈베키스탄 정부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로서도 황당해 하는 모습이다. 젊은층의 제조업 기피에 따라 조선업 현장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의 협력으로 ‘울산형 고용허가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울산시청 주력산업과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를 보면서 사업 보완과 지속성 여부 등을 찬찬히 검토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cityblue@heraldcorp.com